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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돌아보기

2019 상반기를 돌아보며

by Riverandeye 2019. 12. 31.

2019년 1-4월 아산병원

 

아산병원 영상의학과 MI2RL 연구실에서 4달간 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Chest X-ray 데이터를 이용하여 이전에 개발된 CAD 모델에 새로운 병변이 탐지되도록 학습시키는 연구

Follow-up 데이터를 이용하여 환자의 병이 발전하였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모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첫 1-2월은 매우 즐거웠다. 서버 환경이 필요한 상황이 없었기 때문에, 아주 기본적인 SSH 연결조차 모르는 상황이였고 모든 것이 새로웠다. 모르는 만큼 긴장도 했고, 새로운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다. 매 주 배우는 것들을 기록하였고, 발전해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초반 노력의 흔적들, 나중가서는 OneNote가 불편해져서 다른곳으로 옮겼다. 

 

초반엔 적응 기간이였기 때문에 여러 미팅들과 스터디에 참여하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내 혼자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사실 그것 조차도 버거웠던 것 같다. 항상 늦게까지 공부를 해야했고, 결과를 내기 위해서 많은 삽질을 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때가 가장 즐거웠던 것 같다. 팀장님이랑 이거 어떻게 했는데 뭐가 안되고, 이건 이런거같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은 즐거웠다. 무엇보다 사수로써 계셨던 조용원 팀장님이 항상 잘해주시고, 배울 거리를 던져주셨다. 정말 좋은 분이다.

 

언젠가부터 더뎌지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회의에 참여하고, 회식에 참가하고, 세미나와 스터디에 참가했을 때 였던 것 같다. 병원의 매우 긴 이동거리와 교수님을 기다리는 시간, 혼자 공부하는 것 보다 배우지 못했던 스터디와 수업들에 참여할 때부터였던 것 같다. 

분명 필요한 시간들이 도움이 안되었더 이유는, 내가 그걸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위치가 아니였기 때문이다. 스터디와 수업을 준비를 할 수 없어서, 자리만 차지하고 모르는 것만 앞에서 듣게 되었던 것 같다. 교수님의 강의와 주간 세미나들이 그랬던 것 같다. 어떤 걸 제대로 배우려면, 그것에 대한 조언을 듣기 전에 혼자서 공부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현재 주어진 과제도 내겐 어려웠고, 그런 것들을 의무적으로 참가했지만 많이 얻어가는 게 없었다. 어떤 날은 아침 미팅, 점심 스터디, 저녁 수업으로 하루종일 코드를 제대로 만질 시간이 없는 날도 있었다. 그런 날들은 정말 마음이 불편했다. 

 

그런 시간들이 계속 지속되고, 현재 연구하는 것들도 불만족스러운 것들이 생기다보니, 그만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연구했던 기간을 좋은 경험으로 남기고 다음 스텝을 고민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다뤘던 연구 주제들이 하나같이 중요한 것들이고, 좋은 주제를 던져준 조용원 팀장님에게 정말 감사하다. 연구실에서 같이 지냈던 다른 분들에 대한 좋은 기억들이 많다. 

 

김남국 교수님은 의료계에 혁신을 만들고 계시고, 내게 이런 기회를 준 대단하신 분이다. 같이 식사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분이 왜 리더인지를 느끼게 된다. 항상 이른 아침에 출근하시고, 자기 학생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전형적인 '배울 수 있는' 교수님이다. 나도 언젠간 교수님만큼의 능력, 리더쉽과 열정을 가지고 싶다. 

 

조용원 팀장님은 그저 감사하다. 지금도 돌아보면 중간에 나온 것이 미안할 정도로 정말 감사하다. 올해는 찾아뵙지 못했지만 내년엔 꼭 찾아뵈어야겠다. 

 

배현진 박사님, 윤지혜 박사님, 류성혜 박사님 다들 정말 멋있는 분이셨다. 많은 지식을 나누어주셨다. 

김인환 선배님, 김성철 동기 형님 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말도 많이 해주고 장난도 많이 쳐주셨다 ㅋㅋ

 

선형대수 스터디때 수학도 많이 가르쳐주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밥도 많이 사준(ㅋㅋ) 장령우 쌤한테 정말 감사하다.

함께 컴퓨터 쪽으로 진로를 정하고, 함께 연구실에 들어간 진성호 형에게도 정말 고맙다. 

 

돌아보면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지금까지 배우고 함께했던 것을 내려놓고 나갔으니까. 

같이 밥 먹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내려놓았던 것이다.

내 모든 결정들이 다 정답이 될 수는 없다. 그런 생각으로 나는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았다.

그러나 '다음 선택은 무겁게 해야 한다'는 것은 확실해졌다. 

 

5-6월 삼성 AI직군 인턴 준비 및 탈락

 

연구실과 나감과 동시에 인턴을 준비하였다. 맨몸으로 캐글을 하는 것보단 데이터나 도메인, 배울 수 있는 선배가 있는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또, 개발에 대해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원을 하였다. 

 

그러나 기업은 연구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당장 퍼포먼스를 내고, 생산에 투입 될 수 있는 사람을 뽑지, 개발 경험이 부족한 사람을 뽑지는 않는다. 나는 개발 경험이 부족했고, 면접에서 연구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실제로 서비스를 해 본 적이 없고, 완벽하게 작동하는 완성품을 만들어본 경험이 없다. 솔직히 떨어질만 했다. 코딩테스트 붙고 면접까지 간 것도 어찌보면 놀라운 일이다. 더 많은 공부와 준비가 필요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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