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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돌아보기

생에 처음 가본 미국 이야기 [1] 시카고 & RSNA

by Riverandeye 2022. 3. 9.

사실은, 4분기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여러 일정들이 겹쳐 정신도 없고 해서 안쓰고 넘어가게 되었는데

요즘 들어 여러 일정들이 정리되고, 스케줄이 안정화되서 하나씩 풀어가보려고 합니다. 

 

인생에 있어 의미있는 순간들 중 하나가 처음 경험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중학교때부터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진심 미국은 꼭 한번 가보고싶다 라는 생각을 오래 했었습니다.

How I met your mother 도 그 배경이 뉴욕이였고, 30rock 도 록펠러 플라자가 배경이였구요, Glee 는 그냥 좋아서..

특히 미드 하우멧에 좀 큰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뉴욕에는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어릴적부터 했습니다. 

 

(How I Met Your Mother) Ted Mosby 의 Upper West Side 아파트

 

그러던 와중 회사에서 북미영상의학회(RSNA) 에 회사에서 만들 상품을 전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개발팀 인원 중 데모에 도움을 줄 인원이 필요하다 하여 시카고를 한주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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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전에는 정말이지.. 준비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여권에 영어 이름도 바꾸고 (Gang Gwan Hun -> Kang Gwan Hun)

해외 출국을 위해서 3일 전에 아산병원에서 PCR 검사를 하고

비행기 표 대란으로 생에 첫 해외 여행 비행기표를 직접 끊어보고 (이제 완전 마스터함) .. 등 등

 

이 모든게 정리되어있는 노션 페이지

 

전시할 프로그램도 고치랴, 준비도 하랴 이것저것 챙기다보니 정신이 정말이지 하나도 없는데

또 출국하는 날은 금방 오더라구요. 아침에 눈 뜨니 "와 오늘 진짜 내가 미국을 가나?" 라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텅 빈 인천공항 제 1터미널

 

줄이 거의 없어 바로 받을 수 있었던 티켓

 

일반적으로 출국 전 3시간 전에는 와야 한다고 해서 일찍 도착했는데, 줄 서있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편하게 들어갔습니다.

팀원들과 같이 찍은 사진들도 올리고싶은데, 허락을 안받아서 일단 글을 쓰고 허락을 받으러 가야겠네요 ㅎㅎ

 

비행 경로는 인천 - 샌프란시스코(경유) - 시카고 인데요

인천 - 샌프란시스코까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략 15-16시간 이였던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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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팀장님은 비행기를 같이 예약해서, 앞 뒤로 자리를 앉았습니다. 20분 쯤 후에 출발.

출발하면서 찍은 영상인데, 아직도 이 영상을 보면 그때의 설렜던 기억이 진짜 새록새록합니다.

오후 시간대 비행기를 타본적이 없는데, 이렇게 어두운 하늘에 노을처럼 비치는 모습이 너무 예뻤습니다.

 

미국가는 비행기 노을

 

기내식은 총 3번 나왔는데, 2번 식사에 1번 간식이 나왔습니다.

저는 정말 맛잇었는데.. 팀장님은 기내식답다고 하시더라구요. ㅋㅋㅋ

거의 16시간을 먹고 영화보고 마시고 먹고 영화보고 자고 또 먹고 ..

진심 지친 일정들로부터 해방된 기분이였습니다. 너무 좋았어! 불편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하이라이스 + 쫄당면 (2번 먹음)

마블 영화란 영화는 다보고, 상치도 보고 돌아보니 어느새 도착!

 

비행기 거의 다 도착했을 때

 

도착할 때 찍은 영상

근데 사실 이게 다가 아니라, 환승해서 또 시카고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환승때 찍은 샌프란시스코

도착해서 부랴부랴 내려서 Uber 앱을 깔아서 결제하고 숙소로 이동하였습니다. 

여기가 미국이구나. 한국이랑 큰 차이 없네. ㅋㅋㅋㅋ 라는 생각을 잠깐 하고 우버로 슝슝

숙소는 시카고의 차이나타운인데요, RSNA 가 진행되는 행사장에 걸어서 20분 정도 되는 거리였습니다.

 

 차이나타운에 자리잡은 숙소

 

숙소에 도착하고 짐을 풀고, 일단 배가 고파서 집 근처에 찾은 중식당

 

존맛 치킨튀김과 마파두부.. 마파두부가 단단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더 맛있다.

 

잘 몰랐는데, 숙소가 정말로 저렴한 편이였습니다. 방이 한 4개 있고 8명이 숙박하는데 금액이 하루에 30만원 대였구요. 

아니 미국 시카고에 그런 곳이 있다구요? 차이나타운에는 있더라구요.  

에어비앤비를 통해 방을 구하셨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였던 것 같습니다. 

 

2번째 층이 내자리

난방이 온돌이 아니라 열풍 방식이여서 그런지 엄청 건조해서, 수건을 적셔서 말렸었습니다.

되게 넓고, 다같이 거실에서 영화도 볼 수 있는 그런 규모의 숙소였습니다. (정말 좋았음)

 

마트가서 샀던 럭키참

 

첫날은 이렇게 짐정리하고 숙소 도착하고 마트에서 장보기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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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년 RSNA 는 mccormick place 라는 곳에서 진행되었는데요 (한국의 코엑스 같은 곳)

지도상으로 보면 시카고의 중심부에서 밑 쪽에 자리해 있습니다.

 

McCormick Place 위치

 

시카고는 일년 내내 부분적으로 흐리다고 하는데, 제가 갔을 때는 운이 좋았는지 정말 날씨가 좋았습니다.

RSNA 전시장 가는 첫날 날씨가 정말 경이로울 정도로 맑았습니다.

 

하늘에 구름이 한점 없어요

 

숙소 나오는 길에 찍은 하늘인데, 정말 하늘에 구름이 한점 없더라구요.

그래서 오해했던게, 아 미국은 역시 날씨가 좋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첫날엔 McCormick place 에 걸어서 도착하였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냥 찍은 사진도 마치 보정한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갤럭시 S9 일반 카메라로 찍은 McCormick Place, RSNA 현수막이 걸려있다.

 

내부 모습은 크게 특별하지 않고, 코엑스 가면 하는 전시회랑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양한 기업들이 있고, 기업들의 부스가 쭈루룩 있습니다.

 

2021 RSNA 부스 분위기

 

부스 지킴이에 대한 인수인계를 하고, 메코믹 플레이스 내부를 좀 둘러보았는데

메코믹 플레이스가 미시간호와 붙어있어서 그 근처를 돌아볼 수 있었는데

경치가 정말 놀라웠습니다. 

 

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이게 진짜 호수라고?

 

전시장 뒤쪽 담배피는곳? 느낌의 공간이였는데, 

제가 담배를 피지는 않지만 여기서 피면 정말 맛있게 피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12월이였는데 날씨며, 햇빛이며 정말 완벽하고 파도에 반사되는 햇볓마저 너무 예뻤습니다.

 

옆을 돌아보면 이런 느낌

 

당일 업무가 마무리되고 무엇을 할까 하다가 팀이 둘로 나뉘었는데요

한 팀은 시카고 피자를 먹으러, 다른 팀은 대형마트에 가는 팀으로

피자를 별로 안좋아해서 시카고 피자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마트로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사재기꾼으로 오해받아 기분 나쁜 경험 + 왕복 택시비 까지 들게 되서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팀은 피자 먹고 재즈바를 갔다고 하는데, 내가 이걸 놓치다니 ㅠ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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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의 전시장 열기는 그야말로 뜨거웠습니다. 다양한 국가의 의사와 연구자분들이 모였고, 세미나며 전시며 정말 사람이 붐볐습니다.

그 시점이 오미크론이 터지기 전에 코로나가 사그라들 것 같은 분위기여서 그런지, 예상보다 오프라인 참가 인원이 많았습니다.

 

저희 회사는 이번에 새로 출시하는 상품을 전시에 선보였는데요,

많은 의사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또 서비스 사용 신청을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부스에서 열심히 제품 소개하는중..

 

저는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전시하는데 도움을 주고 상품을 소개하는 역할로 부스에 있는데요

다른 팀원분들이 전시를 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여러번의 인수인계를 거쳤습니다.

 

은비님께 인수인계하는 모습

 

다양한 굿즈도 준비했는데, 상품 소개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 빠르게 동나버렸습니다..

 

텅빈 굿즈통

 

1일차엔 제가 오전에만 근무해서, 오후 시간에는 시카고 시내를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메코믹 플레이스에 연결되어있는 지하철을 타고 시카고 시내로 이동하였는데요, 2층 지하철은 또 처음 타보네요 신기했습니다.

 

2층 지하철이니 2층을 타야겠지? ㅋㅋ

 

내리고 나니 시간이 오후 4시쯤인가 되었는데, 벌써 해가 질랑 말랑 노을이 지려고 했습니다.

가로등 조명이 슬슬 켜지면서, 그 예쁨이 주변 건물과 조화되서 배가 되더라구요. 

 

예쁜 하늘 색깔과 조명과 건물

 

밀레니엄 파크를 조금 걷다 시카고 미술관에 갔는데요,

종료 시간으로부터 1시간 밖에 남지 않아 티켓 금액을 절반으로 할인받고 들어갔습니다.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보았는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이 두개였습니다.

 

고흐 - 자화상

중학교 미술시간에 교과서에서 봤던 그림! 이걸 내가 보게 될 줄이야! 정말 가슴이 웅장해졌습니다.

솔직히 미술관 하면 서울시립미술관이나 리움 미술관 가면 정말 알 수 없는 경험해본적 없는 생소한 작품들을 많이 봤는데

여기 있는 작품들은 제가 실제로 미술시간에 배웠던 그 고흐, 그 모네, 그 마르셸 뒤샹의 작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와 이건 정말 잘그렸다 라고 느낀 모네의 작품

 

위 사진은 모네의 작품인데요, 한 그림에 흐릿함과 선명함이 동시에 나타나는게 너무 신기하고 그림 자체가 정말 예뻤습니다.

사진으로 볼때와 실물로 볼때가 느낌이 정말 다른데, 현장감과 조명이 한 몫 했던 것 같습니다. 

 

어두워지니 조명이 두드러지면서, 정말 예쁜 야경이 펼쳐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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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엔 시카고를 따라 있는 미시간 호 변을 산책하였는데

 

너무 좋은 풍경

 

여기살면 진짜 좋겠다 라는 생각만 들게 하는.. 정말 좋은 풍경과 환경이였습니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파도와 노을

 

위 사진을 찍었을 때가 오후 4시쯤이였던 것 같은데, 그때부터 해가 지기 시작하더니 이렇게 예쁜 노을이 지는 걸 보고

압도당했다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더라구요. 그만큼 너무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사실 좋았던 것들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했는데, 좋지 않다고 느꼈던 것들이 있다면

마리화나 냄새가 길거리에 정말 많이 나는데, 별로 좋지 않은 경험이였습니다.

시카고는 일리노이주 소속인데, 대마초가 전면 합법화되어있다보니, 길거리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는데 

그 냄새가 정말 톡 쏩니다. 달달한데 약간 역한 냄새가 나는데, 맡아보시면 이 냄새가 어떤 느낌인지 바로 이해하실겁니다.

 

시카고에서 무엇보다 즐거웠던 건, 같이 출장 간 분들과 새로운 경험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든 것이 가장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일로써 어딘가 같이 가서 성과도 내고 좋은 기억도 만들 수 있는건 정말이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벌써 3달전 일이지만 사진만 돌아봐도 즐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더 많은 사진들이 있지만 시카고 이야기는 여기까지!

회사를 통해 인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아 정말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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