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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돌아보기

2021 1분기를 돌아보며

by Riverandeye 2021. 3. 29.

안정되지 못하고 정신없던 작년 한해를 지나보내고, 작지만 알찬 회사에서 첫 시작을 하게 되었다. 

첫달엔 재택으로 시간을 많이 보냈고, 2월부터는 출근을 하게 되었는데, 집부터 회사까지 편도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멀어서 좀 피곤하긴 해도 7호선 초반에 타서 항상 앉아서 건대입구까지 갈 수 있고,

회사에 가는 길에 자전거로 다리를 건너는 그 느낌이 진심으로 좋다. 

 

다리를 건너면서 보이는 롯데월드

 

서늘하면서 햇빛 따뜻하고 구름 한점 없는 날에는 사진이 정말 잘 나온다. 

자연스럽게 날씨가 좋은 만큼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다. 그냥 하늘이 너무 예뻐서. 다른 이유는 필요없다. 

진짜, 아름다운 날씨만큼 마냥 기분 좋기가 힘들다. 출근길이 기분 좋은 것도 이것 때문이다. 

 

눈으로 보면 더 예쁘다

 

누가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원래는 피아노 연주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에는 그렇게 말을 못하겠다. 

날씨 좋은 날에, 어디라도 나가서 좋은 사진을 남기는 게 요즘엔 제일 즐겁다. 

여름이 오기 전에 자전거도 많이 타고 시원한 바람도 맛봐야겠다.

 

이런 날이 1년에 얼마나 있을까요

 

초반 두달은 사내 소프트웨어와 인프라가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면서,

지금까지 로깅 시스템과 api 서버 아키텍쳐를 주로 집중해서 다루고 개발하고 있다.

 

평소 node.js 로 개발을 하다 보니 파이썬을 이용해서 서버 개발을 하는것이 익숙하지는 않았는데, 

파이썬 3부터 있는 비동기 아키텍쳐가 node랑 비슷해서 inference를 하는 api 서버를 구성하는건 그럭저럭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좋은 Feature 가 있으면 그걸 채택하는 식으로 프로그래밍 언어가 발전하는 것 같아

뭐든 하나 잘 이해해두면 다른 곳에서도 빠르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어 보인다. 

 

팀원분들과 같이 일하면 무엇 하나는 꼭 배우는 것 같다. 

같이 일하는 이팀장님은 정말 오랜 서비스 경험을 갖고 계셔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서비스에서 얻을 수 있는 것 외의 여러가지 인사이트를 주신다.

아무래도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어렵지만 흥미롭고 고민할만 한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전해주신다.

성팀장님은 리눅스 및 인프라쪽에 대해 정말 깊게 알고 계신다. 사내 온프레미스 인프라를 모두 직접 구축하셨는데

덕분에 라우터 장비랑 haproxy를 직접 다루고 관리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매우 즐겁다. 

 

또 재밌는 일이 있는데, 똑똑한 후배녀석이 학교 다니기 싫다고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하고 싶다 그래서 

인턴으로 같이 하는거 어떻냐고 대표님께 이야기를 드렸더니 OK 하셔서 

지금 같이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이것도 참 신선한경험인 것 같다. 매우 만족한다. 

 

그 외로, 12월 말쯤부터 시간이 날 때 다른 스타트업하는 친구들한테 주에 몇시간 프로그래밍을 가르쳐주었는데

어찌어찌 이야기가 잘 되서, 같이 사이드프로젝트 처럼 서비스를 만들어보자가 되었다. 

아키텍쳐 구성, 컴포넌트 구성, 네트워크, CI / CD, 운영, VPN 까지 End to End 까지 다 하고있는데

역시 그냥 공부용으로 무언가를 만들때보다 난이도가 훨씬 높다는 걸 느낀다.

 

로드밸런싱이며, DB 백업에, 검색엔진에, 비밀번호 정책도 잘 준수해야 하고,

Private Subnet의 인스턴스들에 접근하기 위한 VPN 설정도 해야하고

운영 편의성을 위해 로깅도 외부로 빼줘야되고.. 등등 여러 이슈들이 많은 것 같다. 

본업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심심찮게 하는데,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직접 도전할 수 있고, 무언갈 그 속에서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분명 머리속에서는 알고 있었던 건데, 실제로 해보면서 부딛히는 트러블슈팅을 누적시키는 것이 

생각만 했던 것 이외로 무언가를 얻어가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일적으로는 정말 만족스럽고, 무언가 만들어가고 있다는 게 느껴져 기쁘다.

항상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쪽 일은 내가 부지런 할수록 얻어가는게 많은 일이라고 느낀다. 

분명 데드라인은 있고, 그 시간 속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지는 내게 달려있다면, 그냥 열심히 하는거다. 

해야할 일들을 잘 하고, 새로운 것을 배웠다면 그 하루는 개운하고 보람찬 하루가 되는 것 같다. 

거기에 좋은 날씨와 신선한 바람이면 더 기대할 것은 없어보인다. 여자친구가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것 같기는 하다.  

 

---

 

가을방학이라는 밴드를 알게 되었는데, 노래가 너무 좋아서 내 플레이리스트를 꽉 채우고 있다. 

가사가 매우 시적이고, 심금을 울리는 것들이 많아 요즘엔 한 곡을 1시간 내내 돌려 듣고 있다. 

 

가을방학 - 가을방학

 

넌 어렸을 때부터 네 인생은

절대 네가 좋아하는 걸 준 적이 없다고 했지

정말 좋아하게 됐을 때는

그것보다 더 아끼는 걸 버려야 했다고 했지

떠나야 했다고 했지

 

 

가을방학 - 사하

가을방학 - 사하

또다시 차가워진 손을 뻗어

떨다 파래진 입술로 말해

그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나도 놓지 않아

 

 

정말 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가사들이다. 

가사 한 마디에 수많은 시간들을 마음을 울렸을 것이다. 나 포함해서 ㅋㅋ

이런 그룹이 해체되었다는게,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너무 아름답고, 좋은 곡들이다. 

 

 

언젠가는 내가 느낀 감동만큼 다른 이를 감동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건 정말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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